건축 무림에 전설의 고수가 첩첩산중 이름모를 암자에서 도를 닦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자고이래로 명성이 너무나 자자해 건축을 갈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절대시 되는 존재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를 만나고자 수 많은 건축하수들이 백방으로 알아보았으나 아무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문하생이 되고자 천신만고 끝에 건축계의 전설의 고수를 찾아간
'하수'가 있었으니...
하수: 고수님, 어떻게 하면 고수님처럼 될 수 있을까요?
고수: 어떻게 되고 싶다는 거냐?
하수: 고수님처럼, 건축계의 진정한 고수가 되어 천하평정을 하고 싶습니다.
고수: 천하평정이라....
하수: 예, 모든 건축 진리는 내 입에서 나와 내 입으로 끝나게 되는 완전한 건축 무림평정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한 스케치 한장이라도 건축계 잡지에 대서특필되고 그것이 건축의 진리로
인정되는 평정 말입니다.
또, 방송에도 수시로 등장해 대중에게는 물론이며 코흘리게 애들까지도 저의 이름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고수: 아직 멀었다.
하수: 아니, 아직 멀다니요? 무엇이 부족하다는 말씀이십니까?
저는 이제 껏 인류 코스만을 제대로 밟고 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내노라는 명문대학에서 학위도 받았구요? 흔히 말하는 학벌과
재력을 완전히 갖춘 사람이라는 거죠.
만약, 고수님의 문하생이 되어 하산한다면 그 때는 완전한 무림의 고수가 되는 겁니다.
고수: 진정한 건축은 세상 껍데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 네가 아무리 높은 학위와 지식을
네 머리 속에 가득채우고 있더라도 건축의 '건'도 깨닫지 못하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지.
'수 만가지를 아는 것보다 하나를 깨달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들어나 보았느냐?
하수: 고수님, 깨달음을 주소서.
고수: 자고로, 건축이 무엇이란 말이냐?
너희같은 하수가 아무리 떠들어 본들 그 답을 알 수 없겠지.
너희들이 하는 것은 오로지 건축을 팔아 너의 부귀영화를 누리는 도구로 생각할 뿐이지
건축의 진정한 의미를 모른다는 것이다.
진정한 건축이야말로, 인간을 바로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게야.
너희가 인간을 얼마나 아느냐?
하수: 저는 '항상 건축은 인간을 위해서 해야 한다'고 수 십번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란 말입니까?
고수: 바로, 네가 말한 그 답에 '해답'이 있느니라.
너희가 아무리 인간을 위한 건축을 한다고 떠들어도 너희들이 해 놓은 건축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너희의 명예와 권력과 돈 그리고 너 자신을 위해 한 것이다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고 있단 말이냐?
말로만 떠들지 너희가 말한 그 건축엔 욕망과 물욕이 있을 뿐이지 인간은 없다는 것이다.
다시 속세로 돌아가 내가 해 놓은 것을 그리고 세상에서 스스로 '고수'라고 부르는 자들의
건축을 다시 보고 오너라.
그들의 건축이 진정으로 인간을 위한 건축인지 확인하고 생각해 보거라.
하수: 알겠습니다. 고수님이 말한 진정한 건축의 의미를 찾아보고 다시 오겠습니다.
그래서 그 하수는 속세로 내려오게 되었다. 그리고 고수가 말한 말을 되 씹어 보여
'속세의 고수' 작품을 답사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글도 모조리 읽어보았지만, 그들의 말한 것과 실제로 구현된 건축이 너무나 다른 것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따로국밥이었다.
그래도 그들은 유명세를 타고 있었고, 그들을 추종하는 무리 또한 많았다.
하수는 알수 없었다.
고수의 말대로 세상엔 껍데기로 건축을 하고 있다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무엇이 진정한 건축의 길인지를 알 수 없었다.